본문 바로가기

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8 마라케시1 광란의 밤! 지마엘프나 야시장

D G R L D


이전 편: - 모로코여행#7 모히또 가서 마라케시 한잔!

Arabic Party Bazaar

석양이 끝나자 비로소 그들의 파티가 시작되다



마라케시 지마 엘프나 광장의 L'Adresse 에서 근사한 시간을 보내고

허기를 느낀 우리는 식사를 하러 야시장으로 내려가봅니다.


지마 엘프나 광장은 마라케시 관광의 중심지입니다.

이 광장의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다른 관광지에 가기 용이합니다.

또한 밤마다 광란의 야시장이 열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낮에는 황량하던 광장에 수많은 포장마차가 세워져 있습니다.

대부분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동일합니다.

아무 포장마차나 가도 비슷한 퀄리티의 음식을 대접받을 수 있습니다.

조금 특별한 포장마차도 있는데, 글의 후반부에 설명하겠습니다.


매우 허기져서 아무런 음식점이나 들어갑니다.

꼬치를 먹으러 가봅니다.



온갖 재료가 먹음직스럽게 놓여있습니다.

꼬치집에서는 모듬꼬치나 양꼬치, 닭꼬치를 팝니다.

야채 중에는 특히 가지 구이가 유달리 맛이 좋습니다.


꼬치를 굽는 친구가 물어봅니다. 

'Where are you from?'

- '꼬레아!!'


이곳 사람들에게 Korea를 말할때는 Ko 에 악센트를 세게 주고 말해야 합니다.

중국어 한어병음으로 표현하면 Kòrea 와 비슷하다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추세지만, 제가 대학교 신입생이었을때만 해도

학기마다 있었던 대학교 축제는

수많은 가판들이 캠퍼스에 들어서서 술과 안주를 파는 그런 혼돈의 잔치였습니다.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EDM과 비틀거리며 지나가는 학생들, 소리지르며 웃는 학생들 등등..


지마 엘프나 광장이 딱 그 예전의 대학축제와 비슷합니다.

진정한 혼돈의 카오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마 엘 프나 ( Jeema el-fna ) 의 뜻을 번역해보면,

Jeema 는 아랍어로 모임, 집합, 모여듦 (congregation)

el-fna 는 죽음(death), 열린 공간(open-area) 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바로 번역하면 모이는 공간 이라는 뜻이며, 의역을 하면

죽음의 집회 (Assembly of Death), 혹은 세상의 끝에 서있는 모스크 (Mosque at the End of World) 가 된다고 합니다.

10세기부터 죄인의 처형소로 이용된 공간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현재 더이상 죄인을 처형하진 않지만

마치 세상 끝에 와있는 듯이 사방이 시끄럽습니다.

테이블에 절대 핸드폰을 꺼내두지 마세요. 큰일납니다.



주문하면 바로 빵이 주어집니다.

옆의 소스는 아주 맹맹한 토마토소스와 비슷한 맛이 납니다.

살사 소스와 비슷한 질감이지만 맵지는 않습니다.



일단 5개로 시작합니다. 먹음직스럽게 양고기가 잘 구워졌습니다.

빵에 고기를 곁들여 먹으면 충분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모듬 꼬치를 시켜 야채구이도 먹고 닭고기 구이도 먹어봅니다.



메뉴판을 들고 호객꾼들이 돌아다닙니다.

식당 근처에만 가도 이런 호객꾼들이 달라붙어 자기네 포장마차로 오라고 손을 이끕니다.

안쪽에 있는 포장마차를 구경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팔을 붙잡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미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중에도 계속 붙잡습니다.


사진에 보이듯 포장마차마다 번호가 붙어있습니다.

이 번호로 가판을 구분합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밤의 파티를 장식합니다.

이처럼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베르베르 민족의 토속 악기를 이용해서 마치 아라비아 나이트에 나올 듯한

묘한 리듬과 선율을 만들어냅니다.



낮에는 색바랜 놋쇠에 불과한 등이

밤에는 영롱하게 빛납니다.

빛나는 가게를 찍는 순간 이국적인 복장의 할아버지가 앞을 지나갑니다.



광장의 가판에서는 다양한 물건을 파는데, 가장 흔히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아르간 오일 입니다.

모로코의 Sous 라는 지역에서 자라는 아르간 나무에서 열린 열매로부터

원주민들은 기름을 얻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합니다.


아르간 오일은 음식에도 이용되며, 특히 화장품으로 많이 이용되는데,

헤어 코스메틱으로 많이 수출된다고 합니다.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뒤섞여

늦은 밤까지 광장은 활기를 띕니다.

모로코는 밤에 다니기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하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곳에서는 해가 떨어져도 큰 걱정이 되지 않습니다.



계속 영혼을 담아 연주하시는 모로코 베르베르 밴드분들



시장의 다른 방향으로 가봅니다.

올리브를 즐비하게 쌓아두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로코는 올리브가 정말 저렴하고 맛좋은 나라입니다.

올리브 만큼은 한국보다 10배 저렴하며, 정말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 피클을 취급합니다.

올리브를 정말 좋아하는 저로서는 매일 정말 행복했습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이용할 민트 역시 산처럼 쌓아놓고 취급합니다.

민트를 파는 곳 근처에만 가도 향긋한 민트향이 퍼집니다.



물론 기념품을 보고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재미있게 생긴 다양한 기념품이 많습니다.

파란 두건을 쓴 재미있게 생긴 베르베르인 자석이 있네요

저거 하나 사올걸 그랬습니다 하하..



광장을 벗어나면 비교적 한산합니다.

반대쪽에서 모로코 여성분이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지나갑니다.


잘 보면 저 여성은 히잡(머리에 두르는 두건)을 쓰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로코는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이긴 하지만, 개개인의 신념의 강도에 따라

히잡을 착용하거나, 부르카를 착용하거나 혹은 저 여성처럼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믿음을 인정합니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이 이슬람교가 가야 할 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라케시의 관광지를 포스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