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31 페즈3 모로코 도예촌

D G R L D

이전 편: 모로코여행#30 페즈2 남쪽의 요새 Borj Sud


The Moroccan Ceramics

그릇 위에 꽃을 피우다


페즈는 가죽 염색장으로 유명한 도시이지만

동시에 이색적인 도자기로도 유명합니다.


AD 780년경, 이슬람 제국에서 이드리스 왕자가 페즈에 와서 왕국을 세울 때부터

페즈는 왕국에 필요한 도자기를 생산해왔습니다.

이드리스 왕조가 세워지며 다양한 민족이 섞이기 시작했는데,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토착 베르베르인들과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있던 무어인들,

튀니지 등에 있던 다양한 민족이 몰려들어

 페즈는 전세계 어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패턴을 가진 도자기를 생산하게 됩니다.


그릇이나 컵, 주전자 등 식기도구 외에도

아랍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타일을 바로 이곳에서 만듭니다.

현재도 페즈는 모로코 전체에서 생산하는 도자기의 대부분을 생산합니다.



페즈 시외에 위치한 도예촌

이 근방이 전부 도예촌이라고 합니다.

관람료는 무료인데, 가이드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 형식인듯 합니다.



페즈 시내에서 약 15분 정도 걸립니다.

지도에는 상점으로 되어 있습니다.

상점에서 일하는 또 다른 가이드가 안내해줍니다.

다행히 영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어서 소통이 가능했습니다.


가이드는 도예 공방을 돌며 도자기 제작 과정을 설명해줍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분수

장인들의 실력을 보여줍니다.


만드는 방식을 설명받고 나면 경이감이 듭니다.

분수 모양으로 도자기를 만든 후 조각을 새기는 것이 아니라

문양에 들어가는 저 작은 조각들을 따로따로 하나씩 만든 뒤

퍼즐을 끼워 맞추는것처럼 하나씩 붙여서 만듭니다.


손톱만한 파란 별조각, 노란 세모 조각을 일일이 구워서 만든다고 합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도예촌에서도 흔히 보던 모습이라 사뭇 익숙합니다.

다만 차이점은, 우리나라에서는 전기물레나 손물레를 이용한다면

모로코에서는 발로 돌리는 물레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구매욕을 자극하는 모로코 타일

이전에 궁전에서 봤던 타일장식이 바로 이런 타일을 이어붙어서 만들어집니다.

관광객 전용인지 영어로 된 이름도 보입니다.



은박을 입히는 과정도 보여줍니다.

고급 도자기에는 이렇게 은과 크롬으로 장식하는데,

납땜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붙이고자 하는 철사를 잘 배치한 뒤



불에 달군 망치로 은을 살짝 찍어서 철사에 내려칩니다.

세게 내리치는데도 도자기는 멀쩡합니다.

몇번 내리치면 철사가 고정되는 듯 합니다.



은장식을 입힌 도자기는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은장식 역시 이슬람스러운 문양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은 도자기 이외에도 이렇게 큰 테이블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상술했듯 저 모자이크의 작은 조각들을 일일이 구운 다음

하나하나 끼워가며 큰 테이블을 완성한다고 합니다.


사진의 이 테이블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질감이 로마에서 보았던 모자이크와 비슷합니다.


경이로운 점은, 테이블 등 모자이크가 들어가는 물건은

전적으로 원작자의 상상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종이에 미리 도안을 그리거나 하지 않는답니다.



페즈가 도자기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풍부한 산화 코발트 덕분이라고 합니다.

이 염료는 코발트 블루라고도 일컫어지는

짙은 파랑색을 내는 염료로,

우리나라의 고려청자에도 이용되던 염료 입니다.


위의 도자기는 코발트 염료를 바른 후

굽기 직전에 건조과정을 거치고 있는 도자기 입니다.

구워지기 전에는 색이 옅은 보라색과 비슷합니다.



구워진 도자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짙은 파란색과 흰 색이 멋진 패턴을 그려냅니다.



모로코여행#13 마라케시6 베르베르인의 양탄자! 다르 시 사이드


에서도 언급했듯이, 도자기에도 이슬람식 문양과 베르베르식 문양이 독특하게 나타납니다.

이슬람의 독특한 패턴은 신의 우상화를 피하기 위한 전략에서 나타났다고 하는데,

다각형의 도형 등 기하학적인 형상은 남성을 상징하고

당초무늬 등 식물의 줄기나 잎파리를 형상화한 모양은 여성을 상징합니다. 


반면 베르베르 문양은 확연하게 다릅니다.

위의 다과 세트가 대표적인 베르베르 문양입니다.

무엇보다 사각혀잉 뚜렷하게 보입니다.

비교적 간단하고, 직선이 강조되는 디자인입니다.

베르베르인들은 이 문양이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습니다.



반면 전형적인 이슬람식 문양

마치 빨려들어가는 듯 합니다.

좀 무겁지만 않으면 하나 사가고싶은데 너무 무거운게 흠입니다ㅠ



짧은 투어는 도자기 상점에서 마무리됩니다.

큰 그릇에서 술병, 재떨이 등 다양한 예술품을 팝니다.


알리바바에 나올 듯한 주전자가 정말 탐납니다.

저기에 차나 술을 담아 마시면 얼마나 맛이 뛰어날까요?


이슬람 문양, 베르베르 문양의 작은 물컵 하나씩에 만족하며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도자기를 고를 때 주의하실 점은

손가락으로 퉁겨봤을 때 청량한 소리가 나는 것들은 피해야 합니다.

이런 것들은 내구도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구울 때 유약을 많이 바르지 않는지

맨들거리지 않는 제품도 많습니다.


최대한 묵직한 소리가 나고, 유악이 잘 발려져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하면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