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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18 사막1 아틀라스 산맥 넘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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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s Mountains

하늘을 지탱하는 거인의 어께



이제 마라케시를 떠나 메르주가로 향합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수프라투어 버스를 이용해 마라케시와 메르주가를 이동하지만,

저희는 척박한 사막에서 한 밤을 지내고 메르주가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총 이동한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위 지도에 보이는 것처럼, 마라케시와 메르주가 사이에 있는 세 장소에 들를 예정입니다.

각각 아이트 벤 하도우, 다데스 협곡, 토드라 협곡입니다.

아이트 벤 하도우는 세계 문화 유산인 동시에, 다양한 영화 촬영지로

제가 특히 좋아하는 영화 '글래디에이터'가 촬영된 곳이기도 합니다.

 다데스, 토드라 협곡은 아틀라스 산맥으로부터 뻗어나온 기암괴석이 장엄한 협곡을 이루는 곳으로,

특히 토드라 협곡은 제가 모로코 여행을 가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일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첫 날은 마라케시로부터 출발해 아이트 벤 하도우를 보고,

다데스 협곡 앞에 있는 마을인 보우몰른 다데스 라는 마을에서 하루를 머문 뒤,

다음날 두 협곡을 둘러본 후 메르주가 알리네 집으로 향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때까지는 계획이 참 순조롬게 잘 진행됬지요..


마라케시와 아이트 벤 하우두 사이에는 아틀라스 산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틀라스 산맥은 아프리카 대륙판과 유럽 대륙판이 만나는 경계 근처에 자리하고 있으며,

모로코부터 알제리, 튀니지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맥입니다.

고생대에, 지금의 일곱 대륙이 하나로 붙어 판게아를 이루던 시절

미국 동부에 있는 아팔란치아 산맥과 합쳐진 거대한 산맥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대륙이 이동하기 시작하고,  유럽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이 계속 상호작용하여,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에게 끝까지 저항했던,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했던 거인인 아틀라스가

이곳에서 하늘을 지탱하다가 거대한 산맥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거인의 어께를 넘어가봅시다.




사기꾼을 감옥에 집어넣은 다음날 새벽

투어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다시 지마 엘프나 광장에 나옵니다.

아침의 공기는 제법 선선합니다.



이용했던 Miftah Tours

결과적으로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투어 내용은 좋았지만,

저희가 신경써달라고 했던 세부적인 부분은 전달되지 않은 점이 있었습니다.


투어에 관하여


마라케시 근교에 있는 관광지에 방문하려면 투어만한 것이 없습니다. 현지투어는 현지에 가서 알아봐도 됩니다. 지마 엘프나 광장에서 Tour 라고 써 있는 간판을 찾아서 들어가면 됩니다. 투어 가격은 대부분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단번에 계약하지 말고 몇 업체를 둘러보며 계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투어 종류가 다양한데, 아이트 벤 하우두 만 보고 돌아오는 당일치기 루트, 낙타만 3일 내내 타는 상품, 협곡을 보고 낙타를 보는 상품 등 다양합니다. 그리고 투어 중간에 하차할 수 있기 때문에, 투어차량을 이용해서 이동경로를 짜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마라케시 출발->낙타투어->페즈관광->마라케시 귀환 상품의 경우, 페즈에 남고 싶다면 남아도 됩니다. 이걸 빌미로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도 있습니다.


저희는 아이트 벤 하우두 당일치기 상품을 선택해서 관광지를 본 후, 와르자자트( 아이투 벤 하우두 앞에 있는 마을 )에 내렸습니다.

두명에 300~400디르함 사이에 예약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이투 벤 하우두를 투어없이 방문하기 위해선 수프라투어 버스를 타고 와라자자트에 간 후, 그랜드 택시를 타고 아이투 벤 하우두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랜드 택시 가격만 왕복 200을 줘야 한다고 합니다. 비슷한 비용을 치루면서 끊임없는 흥정과 관광지를 대강 보고 돌아오는 것보다 편하게 미니버스에 타서 자세한 설명을 듣는 것이 이득이라 생각되어 그리 했습니다.


투어의 장점이자 단점은 처음 보는 외국인들과 한 차에 타고, 매 끼니를 겸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나이와 성별, 인종, 출신 국가가 전부 천차만별이라 소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8인용 큰 테이블에 앉아서 다들 서로 다른 언어로 떠드는 광경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불편하면 현지투어 이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미니버스는 순조롭게 마라케시를 출발합니다.

사실 미니버스에 오르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차에 타라고 해서 탔더니 조금뒤에 내리라고 그러고,

또 다른 차에 탑승시킨 후 내리라고 그러는 행위를 한 4번은 반복했을 겁니다.

자기네들끼리도 헷갈렸나 봅니다.


사실 마지막에 버스에 탄 덕에, 맨 앞자리에 탈 수 있었습니다.

바깥 경치를 마음껏 본것은 덤입니다.



저 멀리 구름 속으로 높은 산맥이 보입니다.

곧이어 저곳을 넘어가야 합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버스 안은 조용해지고,

처음 만난 사람들은 다들 어색하게 앉아있습니다.



한시간 반을 달린 후 멈춘 휴게소.

전망 좋은 곳에 카페가 있습니다.

관광버스들이 멈추는 포인트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합니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협곡

모습을 드러낸 산자락이 태양빛을 받아 붉게 빛납니다. 



이 와중에 여유롭게 아침식사를 하는 가족

단체투어 대신 개인투어를 온 모양입니다.



우리를 사막 한복판까지 모셔줄 투어버스

저 버스가 순조롭게 와르자자트에 저희를 내려줘야 합니다.

와르자자트에서 보우몰른 다데스라는 마을까지는 또 다른 시외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문제는,, 당시 저 순간까지, 어떻게 그 시외버스를 타야 하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투어 업체가 해준 한 마디만 기억하며 미니버스를 타고 갑니다.

"운전기사가 알려줄거야"


조금씩 초조해집니다.



더 깊은 산맥 속으로 들어갑니다.

어느 정도 올라오자, 초목이 자라지 않는 민둥산이 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도 점점 구부러지기 시작하고, 고도가 높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얼마 후 도착한 Tizi n'Tichka

해발고도 2260m의 고지로, 한라산보다는 높지만 백두산보다는 낮은 지역입니다.

이곳을 기점으로 산의 반대편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초목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함

화성에 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마라케시를 출발할 때의 온도는 28도였는데,

이곳은 17도로 매우 추웠습니다.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한 경로

그나마 투어업체 운전사들은 부드럽게 주행하지만,

만약 그랜드택시를 타고 이 곳을 건너려면 진작에 멀미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너무 추워서 사진만 후딱 찍고 차량에 오릅니다.



예전, 산티아고 가는길에서

피렌체 산맥을 넘을 때 봤었던 것 같은 풍경이

마치 그림같은 풍경이 계속 이어집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누군가 새겨둔 나스카 라인

가끔 나타나는 저런 특이한 조형물이 여행의 재미를 부가해줍니다.



마침내 산맥을 건너옵니다.

마치 애리조나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납니다.

마라케시쪽 산맥은 숲이 우거져있지만, 이곳은 명백한 사막입니다.

산맥 하나 사이에 이렇게나 다른 세상이 있을까요.



자갈 사막이 정말 평평하게 놓여있습니다.

마치 누군가 다리미로 다린 것처럼 평평합니다.

그래도 저 멀리, 아직 남아있는 산자락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미국 서부 어딘가라고 해도 믿을듣한 광경입니다.

세상 어디든, 사막은 묘하게 비슷한 듯 합니다.

순조롭게 산맥을 넘은 후, 버스는 유유히 아이투 벤 하우두로 향합니다.

다음 편에 아이투 벤 하우두를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