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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16 마라케시9 가죽염색장 태너리 사기꾼 처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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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rakech Tannery

사기꾼의 집합소! 절대! 가지 마시라!

사기꾼 감옥에 보낸 썰 푼다!


모로코에서, 그리고 전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유명한

가죽 염색장은 페즈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알아본 결과 마라케시에도 염색장이 있다고 하고,

심지어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절대, 근처도 어슬렁 거리지 마세요

염색장이 있는 근처는 여행객들이 많이 오지 않는 일반인 거주지역인데,

인적도 드물고 약간 슬럼같은 느낌이 납니다.


만일의 상황이 오면 냅다 튀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이동해서 폰으로 찍은 사진밖에 없습니다.


사기꾼을 만나서 태너리를 구경하긴 했는데, 곤경에 처할 뻔 했습니다.

어떻게 사기꾼과 만나고, 어떻게 처리하면 되는지 천천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라케시 메디나에서 계속 동쪽으로 이동하면

살짝 트인 공터 같은 곳에 이런 야자수가 크게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략 이 근처인데, 저 Rue Rachida에 들오면 분위기가 황량해집니다.

그냥 빠르게 달아나는 편이 낫습니다.

태너리 그냥 페즈에서 보세요.


이정도 들어오면 이상한 놈들이 나타나서 태너리를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돈을 안 받을 테니, 자기네들이 안내해주겠다고 합니다.

반신반의하면서 따라가봅니다.( 이러면절대로안됩니다 )



태너리에 도착하자 말쑥하게 옷을 차려입은 한 남성이 말을 건넵니다.

자신이 태너리를 운영하는 조합의 일원이고, 설명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다른 태너리와 마찬가지로 민트 한 송이는 건네줍니다.

그리곤 다양한 설명을 해주며 관광객을 안내합니다.



가죽을 비둘기 분변을 섞은 물에 풀어둔 후,

소금 물에도 넣고, 씻고 새로운 작업을 반복하는 등

전체적인 설명은 매우 잘 짜여져 있습니다.


가이드도 영어를 잘하고, 설명 중에 질문에도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등,

여기까지는 여느 태너리와 다를 것이 없을것입니다.




태너리 관람 이후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태너리를 관람한 후, 가이드는 우리를 상점으로 끌고 갑니다.

키가 거의 190은 되어 보이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주인장이 우리를 맞아줍니다.

 

사진은 퍼왔습니다. Tommy "Tiny" Lister, Jr. 라는 미국의 배우이자 레슬링 선수입니다.



무섭게 생긴 사장님이 상점을 구경시켜줍니다.

별로 사고싶은 것도 없습니다.

어떻게든 도망가기 위해 머리를 굴리다가 돈이 없다고 뻥을 치고 나옵니다.

카드를 내라고 하지만, 카드가 먹통이라고 어떻게든 뻥을 칩니다.

당신네 물건은 마음에 들지만,, 돈이 없어요 미안합니다.


무서운 아저씨의 표정이 점점 썩어갑니다.

내일 꼭 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나옵니다.

( 물론 다음날 일정은 아침 일찍 마라케시를 뜨는 것입니다 )


간신히 나오자

이젠 가이드가 붙잡습니다.

무려 한 명당 100 디르함의 돈을 달라고 하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사람은 그렇게 쎄 보이진 않지만 그래도 무섭습니다.

일단 20 디르함밖에 없으니 돈을 받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돈을 가지러 지마 엘프나 광장으로 가야하겠다고 어떻게든 우겼습니다.


하는 수 없다는 듯이, 처음에 공짜로 태너리를 보여주겠다고 했던 사람을 부르더니

우리 돈을 받아오라고 시키는 겁니다.


저와 동생, 그리고 사기꾼은 지마 엘프나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중간에 여러번 다른 골목으로 냅다 뛸 생각을 하고 동생을 부추겼는데,

동생의 말이 압권이었습니다.


" 형. 우리 뒤에 한명 더있어. 좀 뒤에서 몰래 따라오는 중이야."


앞뒤로 꽉 막힌 상황.. 영락없이 돈을 줘야 할 판입니다.

걷고 걸어 마침내 지마 엘 프나 광장에 도착합니다.

200디르함을 인출하기 전에 사기꾼한테 아까 줬던 20디르함은 받아야겠습니다.

20 디르함 내놓으라고 다그치니 자기는 돈이 없다는 겁니다.


한 줄기 빛이 보이는 듯 합니다.

이XX.. 너가 돈을 주기 전에 나는 못준다

20 디르함 내놓으라고 매섭게 몰아붙이기 시작했습니니다.


그러다 갑자기!!


사진은 퍼왔습니다.


키가 2미터는 될 듯한 장신의 거대한 아저씨가 오더니

사기꾼의 멱살을 덥석 잡습니다.


둘이서 아랍어로 열심히 소통하더니

사기꾼 이놈이 갑자기 눈물을 흘립니다.

3분 전 까지만 해도 200 디르함 받을 생각에 싱글벙글했던 놈이

갑자기 눈물을 뚝뚝 떨어뜨립니다.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멱살을 잡은 남자는 사기꾼을 놓지 않은 채

무전기를 통해 무엇인가를 계속 말합니다.

잠시 뒤, 또다른 거대한 아저씨가 오더니 사기꾼에게 수갑을 채운 뒤,

한 마디 말을 남기고 끌고가버렸습니다.


"It is forbidden to give him the money"


근데 저 20디르함 받아야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마라케시, 그리고 모로코 전체에 이런 사기꾼을 잡기 위한 사복경찰이 있다고 합니다.

모로코에서는 가이드 라이센스가 있는 사람만 가이드를 할 수 있고, 그게 없는 사람은 전부 불법이라고 합니다.

저희한테 200디르함을 뜯어낼뻔한 사기꾼은 라이센스가 없었고, 약 3일정도 같혀있다가 풀려난다고 합니다.


모로코에서 누군가 접근하면 반드시!! 가이드 라이센스, 가이드 Certificate 이 있냐고 물어봐야 합니다.

없다면 100% 사기꾼이고, 경찰에 신고한다고 협박하세요.


마라케시든, 페즈든, 사람이 많은 곳에는 사복경찰이 있으니,

만약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할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일단 사람이 많은 광장으로 끌고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