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15 마라케시8 바히아궁전 끝없이 이어지는 정원과 궁

D G R L D


이전 글:  모로코여행#14 마라케시7 아프리카? 티스키윈 박물관



Bahia Palace

19세기 당대 모로코 최고의 궁전

바히아! 아름답고 훌륭하도다!


마라케시에는 크게 두개의 궁전이 있습니다. 

하나는 바히아 궁전( Bahia Palace ), 다른 하나는 엘 바디 궁전( El badi palace )입니다.

둘 다 위치는 메디나 남쪽으로 비슷하지만, 둘다 입장료가 70 디르함이라

대부분 여행객들은둘 중 하나를 골라 가는 경향이 강한 듯 합니다.


바히아 궁전은 19세기에 지어진 궁전입니다.

1860년대에 당시 모로코의 통치자인 술탄 핫산 1세가

그의 장관중 한 명인 시 모우사( Si Moussa ) 에게 하사한 궁입니다.

처음 8에이커의 크기로 지어진 궁전은 

이후 시 모우사의 아들 아흐메드( Ahmed Ben Moussa ) 가 물려받아 확장합니다. 


그는 그의 4명의 아내와,

하렘을 구성하는 수많은 첩들을 궁궐 내에 두기 위해

무려 방이 150개가 넘도록 크게 궁을 개조했습니다.

궁궐의 이름 바히아는 아름답고 훌륭한( Beautiful and Brilliant ) 라는 뜻으로,

그의 첩 중 한명의 이름이었다고 합니다.



입구에 관광객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티켓을 구매하는 줄은 있지만, 막상 매표소 앞에서는

사람들이 직원에게 서로 달려들어 먼저 표를 구하려고 난치립니다.

비집고 들어가서 표를 구합니다.


70디르함.. 약 8000원정도의 가격으로

생각보다 저렴하진 않습니다.




이전에 갔던 다른 궁들과는 달리, 

성문의 입구부터 궁궐의 입구까지

조금 걸어가야 합니다.


확실히 술탄의 명령하에 세워진 궁이어서인지

스케일이 남다릅니다.



시원하게 하늘 위로 솟아있는 야자수

아직 채 정오가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벌써부터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쪼입니다.



의외로 소박한 입구를 통과하면 복도가 나옵니다.

확실히 현대에 지어진 건축물이어서인지 깔끔합니다.

흰 바탕에 깔끔한 하늘색 장식이 인상적입니다.



문 너머로 할머니가 보입니다.

옷도 파란색으로 깔맞춤 하셨습니다.


입구는 단순한 색에 형태를 강조한 듯 합니다.

아무래도 궁의 시녀나 하인이 거주하던 구역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나의 색상이 오히려 모양을 드러나게 합니다.



건물을 입장하고, 다시 정원으로 나가고,

다시 또 다른 건물로 들어가며 관람이 진행됩니다.


20세기 초반, 마지막까지 궁전에서 살았던 아흐메드가 죽은 뒤

모로코에 점점 프랑스 세력이 들어오면서

이 궁에 있던 다양한 가구도 전부 사라졌다고 합니다.

넓은 방에 벽화뿐이 없는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다만 천장과 벽의 조각은 정말 뛰어납니다.



또 다른 정원으로 나옵니다.

유럽에서 오신 분들이 연신 분수에 손을 담급니다.

별로 시원하지도 않던데;; 왜들 그러시는 건지..


잘 보면 다들 목에 뭔가를 매고 있습니다.

이렇게 단체관광객은 따로 오디오투어가 가능한 듯 합니다.



그리곤 다들 효과가 없음을 깨닫고 돌아섰다고 합니다.



터키식 모자를 쓴 사람이 가이드를 이끄는 사람인 듯 합니다.

오디오 장비가 안되는지 연신 뭔가를 얘기합니다.



이 아저씨도 영락없이 손을 담급니다.

영험한 분수인듯 합니다.

저도 한번 손을 슬쩍 담가봅니다.



건물 내부에는 다양한 예술품이 걸려있습니다.

모로코 사람들을 그린 듯한 그림

강한 인상을 풍깁니다.



아랍어 캘리그래피 작품도 있습니다.

카타르 항공 비행기에서 봤던 것과 유사합니다.



천장과 벽면에는 아름다운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벽에 전구가 달려있는데, 20세기 프랑스 통치 아래

이 궁에 전기장비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인파를 쭉 따라가면 영광의 광장( Court of Honour ) 이 나옵니다.

이 소광장은 궁궐의 최초 소유자 시 모우사가 설계를 지시한 곳으로, 

궁궐의 핵심 부분입니다.

방금 외국인들이 손을 담그던 분수가 있는 광장과 별채는 아들 아흐메드가 증축한 곳입니다.

지금도 다양한 행사에 이용하는지, 무대장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지막지한 태양빛을 피해 사람들은 그늘에 모여 있습니다.

사실 그늘에 있어도, 광장의 바닥 타일에 반사되는 빛 때문에

엄청나게 덥습니다.

빠르게 정원으로 들어가봅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있다가 정원에 오면

왜 이슬람교에서 낙원을 정원의 형태로 정의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너무너무 시원합니다.

진짜 리얼 헤븐입니다.

정원의 크기도 엄청 크고, 곳곳에 정원사가 식물을 관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원의 반대쪽에 있는 별궁에 들어가봅니다.

사람이 무지하게 많아 이동이 어렵습니다.

다들 뜨거운 태양빛을 쬐고 난 뒤, 건물 안이 제일 시원하다는 것을 깨달은겁니다.

그 와중에 이슬람식 스테인글래스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단순한 패턴으로도 예쁜 모습이 나옵니다.



좀더 정원에 있다가 사진을 부탁하니

어떤 프랑스 형님이 찍어주십니다.

근데 왜 초점은 안맞춰주는건데....



다시 뜨거운 광장으로 나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식사하러 떠났나봅니다.



땀을 많이 흘렸으니 맛있는 것을 먹어 기력을 보충해야 합니다.

나오는데 무려 한시간이 넘게 걸렸던 치킨따진



그리고 모로코 애호박이 들어간 양고기따진

비록 향신료 맛은 다르지만, 애호박을 먹어보니

된장국 속에 있을 애호박이 생각납니다.



멋진 곳이긴 했지만,

마라케시의 궁전의 양대 산맥이기 때문에 정말 인파가 많았습니다.

관람객이 좀 적었다면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을 텐데 살짝 아쉽습니다.

궁궐 입장료가 다소 저렴하지 않지만,

모로코에서 들어갈 수 있는 궁궐 중 가장 큰 규모가 아닐까 감히 예상해봅니다.

현재 왕이 살고 있는 라바트의 궁전이나, 페즈의 별궁은 관광객이 입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큰 궁의 대부분 공간이 텅 빈 것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당시 장관이 이용했던 책상이나, 하렘의 모습 등 생활양식을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었을텐데 말입니다.


바히아 궁전 vs 엘 바디 궁전



두개의 궁 중 어디를 가야 할 지 고민하는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둘다 방문해도 좋지만,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어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바히아궁전은, 19세기에 지어진 궁전으로, 근현대식 모로코 건축물을 볼 수 있습니다. 정원과 건물이 잘 관리되고 있으며, 천장의 아름다운 벽화를 볼 수 있습니다.


엘 바디 궁전은 반면 16세기에 지어진 궁전입니다. 코토비아 모스크를 지었던 사디안 왕조의 궁궐이며, 사디안 왕조 이후의 왕조가 메크네스를 수도로 세웠기 때문에 서서히 버려져 유적처럼 남게 되었습니다. 엘 바디 궁전을 지은 사람은 아흐메드 알 만수르 라는, 북쪽으로는 포르투갈 군대를 부수고, 남쪽으로는 현재 아프리카 말리 지역에 있었던 송가이 제국을 정복한 위대한 왕입니다. 시드마이어의 문명5의 모로코 지도자로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이사람입니다.

16세기에 지어진 엘 바디 궁전은 당시 아랍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물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다만 폐허가 된 엘 바디 궁전은 코우토우비아 모스크처럼 사막색 건물들이 쭉 놓여있고, 유적이기 때문에 태양빛을 피할 곳이 많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중세 아랍 건축양식과 16세기 궁궐의 유적을 보려면 엘 바디 궁전, 19세기의 모로코 건축양식과 다양한 조각을 보기 위해선 바히아 궁전으로 가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