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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13 마라케시6 베르베르인의 양탄자! 다르 시 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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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 [여행/모로코] - 모로코여행#12 마라케시5 비밀의정원 공간에 낙원을 설계하다


Dar Si Said

마라케시 최고의 박물관

베르베르 문화를 풍미하다


이틑날 아침, 다르 시 사이드( Dar Si Said )에 갑니다.

이 건물은 19세기 중반 Si Said Ben Moussa 라는 군주가 지시하여 지어진 건물인데,

20세기부터 양탄자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곳입니다.


궁의 규모는 다르 엘 바차 와 비슷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다르 엘 바차와는 달리

다양한 양탄자와 베르베르인의 장신구 등이 전시되어 있어

궁궐이 꽉 들어 차 있습니다.


이곳 역시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유명한 장소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아침에 가지 않으면 이용객이 많아 혼잡스러워집니다.



거리에서 다양한 종류의 빵을 팝니다.

식전빵으로 나오는 둥근 빵 쿠브즈( Khobz ) 도 보입니다.


모로코 사람들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으며,

인도 사람들과 비슷하게 오른손만을 이용해서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실제 본 결과 왼손도 자주 쓰는 것 같지만, 대부분 오른손으로 식사를 합니다.


손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모로코 사람들은 식사전에 반드시 손을 닦으며,

식당의 기둥에는 손님들이 손을 닦기 위한 세면대가 있습니다.


이 세면대의 유무로 식당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만약 식당에 세면대가 있으면 현지인들의 식당이며

세면대가 없으면 관광객 전용 식당입니다.



일요일입니다.

모로코 사람들은 일요일에 물청소를 합니다.

바닥이 맨들맨들 비쳐오릅니다.



유독 현지사람들이 많이 보이는 날입니다.

터널 멀리 그들의 삶이 보입니다.



다르 시 사이드를 찾아가는 길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궁궐 자체가 골목 속에 숨어있기도 하고,

입구가 외진 곳에 나있어서 약간 찾아가기 어렵습니다.

벽에 숨어있는 표지판을 잘 따라가야 합니다.



다르 시 사이드 위치

근처에 가면 높은 궁전의 벽을 만나게 되는데,

벽을 따라 돌아가면 입구가 나옵니다.



다르 시 사이드 근처에 오면

높은 성벽이 나타납니다.

벽 위로 꽃이 피어있습니다.



다르 시 사이드 입구에 도착합니다.

궁전으로 사용된 건물의 입구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소소합니다.

아무래도 측문으로 생각됩니다.

입장료는 30디르함인데,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내부 지도입니다.

대부분 전시품에는 영어 설명이 붙어있지만,

종종 누락되어 있는 것도 있습니다.


양탄자 직물은 예전부터 모로코 전역에서 만들어졌는데,

베르베르 부족의 거주 위치, 각자 부족의 전통에 따라

양탄자의 패턴이 서로 다릅니다.


지도의 각 색은 전시품의 원산지를 나타냅니다.



지역마다 다른 패턴의 양탄자를 만들지만

사용하는 베틀은 동일한 모양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모양의 베틀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베틀의 북도 놓여있습니다.

모양새가 아주 익숙합니다.


직모 장비의 디자인과 메카니즘은 전 세계 공통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이며,

예전 남아메리카 페루의 전통 공방을 들렀을 때도

비슷한 장치를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곤 다양한 양탄자가 등장합니다.

족히 200년은 된 오래된 양탄자인데도

빛이 거의 바래지 않고 헤진 곳도 없습니다.

재료로 양털 외에도 낙타털 등을 이용해서 강도를 높인다고 합니다.



개성있는 패턴이 보입니다.

양탄자들을 감상하다보면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족마다 서로 다른 형상을 쓰지만, 지역별로 비슷한 무늬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령, 고지대 아틀라스 ( High Atlas ) 지역의 양탄자는 + 모양,

Low Atlas지역의 양탄자는 마름모 모양이 자주 등장하는 등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막에 거주하던 부족의 종교적 의복입니다.

개인적으로 박물관을 참 좋아해서

이런 물건이 전시되어 있으면 꼭 설명을 읽어봅니다.

그렁데 프랑스어..

아쉽게도 영어패치가 잘 되어있지 않습니다.



베르베르인들은 남자와 여자 모두 양탄자를 직조했다고 합니다.

다만 그 용도가 조금 달랐는데,

 여성들은 실생활에 이용되는 양탄자를 주로 만든 반면,

남성들은 종교의식이나 행사에 이용되는 양탄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양탄자는 남성이 종교의식에 이용하기 위해 만든 양탄자입니다.

색깔과 패턴이 앞서나왔던 두 양탄자와는 좀 다릅니다.

좀더 묵직한 반면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중앙 정원에 다다릅니다.

지금껏 갔던 정원과는 다르게 나무가 울창하게 햇빛을 가리고 있어 정말 시원합니다.

중앙의 분수에서는 소리없이 샘물이 솟아납니다.



분수의 바닥에는 녹색 타일을 깔아두어

시원해보이도록 하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오전의 햇빛을 받아 빛나는 꽃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색깔입니다.



정원 너머의 다음 방에 들어가봅니다.



이곳에는 혼인 등 다양한 의식에 사용된 베르베르인 부족의 장신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색깔과 패턴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과거부터 금의 이동경로로 유명했던 지역이어서인지

정교한 금속 공예가 눈에 띕니다.


사하라 이남의, 현재 수단 근처에서 생산되는 금은

오랜 과거부터 모로코 지역을 거쳐 유럽과 이슬람 세계로 퍼져들어갔습니다.

15세기, 현재 이집트 지역에 맘루크 왕조가 일어나고,

나일강 유역을 통해 금을 거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레 마그레브(현재 모로크, 알제리, 튀니지 근처) 를 통한 금 유통은 줄어들었고,

이 때문에 스페인, 포르투갈이 금이 부족한 상황을 겪게 되어

제국주의적 팽창을 시작했다는 학계의 의견도 있습니다.


그 정도의 중요성이면, 저렇게 정교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배경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나무가 울창한 정원

오전이라 사람이 없어 평화롭습니다.



반대쪽 박물관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이슬람교를 딱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슬람의 정원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모로코 군위대가 사용했던 총의 개머리판입니다.

정교한 문양이 세겨져 있어 정말 아름답습니다.



17세기의 도검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나올 듯한 칼입니다.

금속의 꽃 장식이 참 아름답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봅니다.

2층은 과거에 군주가 거주하던 집무실입니다.

그 웅장함에 압도당합니다.


다르 엘 바차보다도 훨씬 정교하고 아름다운 조각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군주와 술탄이 이용했던 양탄자

이슬람 양식이 많이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봤던 베르베르인의 양탄자와는 패턴이 다른 것이 확연히 들어납니다.

베르베르인의 양탄자는 마름모와 직선 등을 이용해서 

비교적 단순한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어냅니다.

반면, 이슬람 양식은 왼쪽 양탄자에서 보이는 팔각형 별이 대표적이며,

곡선이 많이 이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슬람 양식 특유의 프렉탈 모양, 망델브로 집합 모양과 유사한 패턴이

양탄자 곳곳에 보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위엄있게 걸려있던 술탄의 양탄자

이 문양이 술탄을 상징하는 문양이라고 합니다.

술탄의 권위와 위엄이 느껴집니다.


몇 백년 전 양탄자를 만드는 장인들은

도안을 그리지 않고 머리속으로 상상하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베르베르인 장인 역시 양탄자를 만들 때

패턴을 상상하며 직물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대칭이 아닙니다.

정교하게 만들어서 자세히 봐야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내려오면 또 다른 중정으로 통하는 길이 나타납니다.

과거에 종교적 목적으로 이용된 장소인 듯 합니다.

바닥에 놓여있는 특이한 모양의 분수가 이질적으로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봐왔던 직물이 최소한 100년 이상 된 과거의 직물이었다면,

이곳은 '아방가르드' 양탄자 전시관입니다.

20세기부터 현제까지의 작품을 전시해둡니다.



관에 들어가니 큰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거칠게 붓으로 그린 그림 같아서

자세히 보러 다가가니



그림이 아니고 양탄자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베틀을 통해 짜낸겁니다.

이야..

할 말을 잊고 감상에 젖어들어갑니다.



노인의 모습이 강렬하게 표현된 양탄자.

크기가 거대합니다. 높이가 최소 3미터는 될 겁니다.


조용히 감상하고 있던 와중에 옆의 경비원이 넌지시 말해줍니다.


대단하죠? 20세기 중반에 만든거에요.

백발의 한 노파가 이걸 짜냈다는게 믿겨져요?

글을 읽을 줄도 모르고, 자기 이름 외에는 글씨를 쓰는 방법도 모르는,

태어나서부터 평생 직물만 짜오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만든거래요.



개인적으로 다르 시 사이드를 마라케시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마라케시 관광지를 추천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이곳과, 비밀의 정원을 추천해줄 것 같습니다.


다르 시 사이드, 이곳에서는

이슬람식 궁전과

천국을 나타내는 고요한 정원과

베르베르인의 환상적인 양탄자를

모두! 단돈 30디르함에! 볼 수 있습니다.


마라케시에 가신다면 반드시 방문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