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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11 마라케시4 군주의 성 다르 엘 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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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 El Bacha

아틀라스의 군주가 거주하던 궁전

이슬람양식 예술의 진수를 맛보다


자댕 마조렐에 이어 다음 행선지는 다르 엘 바차 라는 곳입니다.

다르 엘 바차는 1900년대, 아틀라스의 군주( Lord of Atlas ) 라고 불리던 

술탄 모레이 유세프 ( Sultan Moualy Youssef )가 거주하던 궁전입니다.

그는 1912년부터 1956년까지 마라케시 인근을 다스린 총독(Pasha)로,

프랑스, 스페인의 보호령 아래에서 왕조를 이어 나간 사람이라고 합니다.


마조렐 정원에서 나와 다시 메디나로 돌아갑니다.

다시 택시랑 실랑이를 벌이자니 벌써 지치는 것 같아

이번에는 버스를 타보자고 합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마라케시 곳곳에 버스가 다닙니다.

버스비는 4디르함 입니다. 500원 돈이라니 매우 저렴합니다.


다만 배차간격이 생각보다 깁니다.

약 20분 정도 기다리니 타고 가야 할 버스가 옵니다. 

버스는 구글 지도에 나오는 노선번호를 타면 됩니다. 지도가 꽤나 정확합니다.



버스가 다 좋은데,, 에어컨이 안나옵니다.

당시에 온도가 최소 30도가 넘는 상황이었음으로,

버스 안은 무지막지한 찜통이었습니다.

날씨가 버틸만하지 않다면 차라리 택시를 흥정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부분 마라케시의 시민들이 타고 있는데,

버스를 탄 이방인을 기묘한 눈초리로 쳐다봅니다.



출발했던 코토비아 모스크 근처로 돌아왔습니다.

버스에 금액을 넣으면 영수증이 나옵니다.

스페인 ALSA 버스의 자회사인 듯 합니다.



다르 엘 바차로 가기 위해선

메디나로 들어가지 않고, 메디나를 따라 돌아가야 합니다.

특이한 건축물이 보입니다. 모스크일까요



오른쪽의 큰 붉은 벽이 다르 엘 바차 궁전을 감싸는 벽입니다.

지도로는 당최 입구를 찾을 수 없어서 이 벽을 따라 돌아가보기로 합니다.

궁전이 나름 크기 때문에 꽤나 돌아가야 합니다.



다르 엘 바차의 위치

지도상의 Rue Dar el Glaoui 를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편이 수월합니다.



사막색 벽 위로 창문이 나란히 나있습니다.

밖으로 많이 돌출되어 있네요.



드디어 다르 엘 바차에 도착합니다.

명판이 아랍어, 베르베르어와 프랑스어로 적혀 있습니다.

무엇보다 베르베르어가 정말 특이합니다.



입구는 정말 심플하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나쳐갔다가 돌아왔습니다. 하하..

앞에 걸린 깃발과 명패로 알아봐야 합니다.

(사실 왼쪽에 있는 지도를 한참동안 보다가 바로 옆에 있음을 알았다고 한다)



입구가 매우 깊습니다.

비밀스럽게도 지킬 것이 많았나 봅니다.


다르 엘 바차의 입장료는 30디르함이며,

20세기의 건축물이고, 마라케시의 다른 건물에 비하면 오래된 유산은 아니지만

사람이 없어 조용하고 느긋하게 이슬람 양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입장료가 30 디르함인 감안하면

가성비는 무지하게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 자료가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 읽을 수 없는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아름다운 타일장식이 온 벽을 메우고 있습니다.



군주의 중앙 집무실이라고 추정되는 곳 입니다.

벽에는 기하학적인 타일 장식과 끝없는 조각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천장에서들어오는 빛깔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대부분 문이 잠겨있는데, 문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식이 되어 있습니다.

나무를 일일이 깎고, 형형색색의 염료를 발라 진귀한 조각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힌두교 문양과 비슷해 보입니다.



집무실 좌우에는 또다른 방이 있는데, 전부 이와 같은

조각이 빽빽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자연스레

감탄이 나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궁입니다.

다만 수많은 장식 앞에 숙연해집니다. 



방과 방을 이동하다보면 안뜰에 도달하게 됩니다.

분수가 있는 안뜰 역시 기하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분수에서 물이 나오지는 않지만, 주변의 나무들이 시원함을 더해 줍니다.


느긋하게 옆의 벤치에 앉아 잠시 더위를 쫒아내봅니다.


메디나를 돌아다니면 더위에 지치고 쉽게 피곤해지는데,

이런 곳에서 잠시 쉬면 완전 힐링됩니다.



휴식을 취한 후 안뜰을 따라 천천히 걸어봅니다.

기둥에 아름다운 패턴이 새겨져 있습니다.


다르 엘 바차는 리모델링을 거쳐 2017년 12월에 개장했다고 합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람이 없어 정말 조용합니다.


안뜰을 돌다 보면 또 새로운 '열린 입구' 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른 방으로 들어가봅니다.



이곳은 아마 교육적 목적으로 쓰인 방인듯 합니다.

아랍어가 문양 사이로 적혀 있습니다.


이렇게 미세하게 같아 보이면서도 방마다 다른 타일 패턴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방들을 돌아다니며 서로 다른 문양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군주를 상징하는 문양인듯 합니다.

방마다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뒷 배경에 있는 패턴 역시 방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가장 멋있었던 타일문양

보자마자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분수와 나무를 감상해봅니다.

코란에서 정의한 낙원, 파라다이스에는 4개의 강이 흐른다고 합니다.

이 4개의 강은 살사빌( Salsavil )이라는 하나의 샘에서 시작하는데,

이슬람식 정원의 분수는 이 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충분히 허기가 지어 다시 돌아 나갑니다.

다르 엘 바차는 생각보단 크지 않습니다.

전체 궁의 일부만 외부에 공개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럼에도 기하학적 타일 문양을 비롯한,

다양한 이슬람 양식의 예술을 마음껏 볼 수 있었던

나름 만족스러운 장소였습니다.



다음은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엄청 만족하고 나온!!

마라케시 비밀의 정원 ( Le Jardin Secret ) 이야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다음 포스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