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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24 사막5 사하라 속으로! 끝없는 모래와 조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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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모로코여행#23 사막4 메르주가 도착! 알리네집에 성공적으로 들어가다


Sahara Desert

지구상에서 가장 추상적인 공간

사하라 사막 속으로 입장하다


알리네 사막투어는 1박 2일짜리와 2박3일 짜리가 있습니다.

낙타는 하루에 2번, 아침 10시에 출발하고 오후 5시에 출발합니다.

따라서, 오후에 사막에 들어갔다가 하룻밤을 보낸 후 아침에 나올 수 도 있고,

아침에 들어가서 하루종일 사막에서 보낼 수 도 있으며,

아침에 사막에 발을 들인 후 이틀 뒤에 나올 수 도 있습니다.


저희는 사막투어하기 전날 알리네 집에 도착해서

알리네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밤은 사막의 캠프에서 보내고

그다음날 사막에서 나와 페즈로 향하는 계획이었습니다.


지난 이틀간 마라케시에서 메르주가로 오는 여정이 너무나 험난해서인지

푹 잠이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납니다. 드디어 모래사막에 들어간다는 것이 너무나 흥분됩니다.



이른 새벽, 동녘 하늘이 붉어옵니다.

낙타를 타는 시간은 10시 반 정도로,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조용히 2층 테라스에서 여명을 바라봅니다.

아직 해가 떠오르기도 전. 알리네 직원이 옆에 와서 나지막하게 말을 겁니다.


아름답죠? 원한다면 여기서 아침식사 하셔도 돼요.


오늘의 모닝 포인트(?) 는 여기입니다.

역시 아침은 옥상에서 먹어야 제맛입니다.



조금 뒤 해가 떠오릅니다.

비슷한 시간에 아침식사가 준비되어 직원들이 투숙객들을 부릅니다.

1층의 식당에서 크레페와 빵, 버터와 커피를 들고 2층으로 뛰어옵니다.

물론! 오렌지주스도 절대 잊지 않고 가져옵니다.



아침의 부드러운 햇살이 다가오는 옥상에서

모로코에서 먹었던 아침식사중 가장 환상적인 아침식사를 합니다.



어느 새 해가 충분히 떠오르고, 사막도 서서히 본연의 붉은 색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사막캠프에 가기 전에 투숙한 방을 비워줘야 합니다.

큰 가방 등 짐은 불필요한 짐은 사용하지 않는 방에 전부 넣어줍니다.



짐 꾸리는 것을 마치고 낙타를 탈 준비도 끝냈습니다.

아직 출발하기까지는 한 시간이 넘게 남았습니다.

고요한 중정 앞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한잔 더 해봅니다.

싸구려지만 이 순간만큼은 향이 좋게 느껴집니다.



정원을 나름 잘 관리하는 알리

오렌지가 탐스럽게 열려 있습니다.

슬쩍 하나 먹어볼걸 그랬남..ㅎ

시원하게 앉아 낙타를 탈 때까지 기다립니다.



어느새 알리가 밖으로 사람들을 부릅니다.

이제 출발할 시간 인 듯 합니다.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낙타가 은근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엄청나게 큽니다.



오늘 같이 하룻밤을 지낼 사람들입니다.

제가 생각보다 나이가 많을 것 같았는데,, 예상외로 매우 어린 편이어서 놀라웠습니다..


다들 각양각색의 질레바를 입고 갑니다.

질레바와 실크(터번)는 알리네집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사실 모로코에서 질레바를 하나 사가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어울리지 않아 이제까지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막에서는 최강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옷이 바로 질레바 입니다.

척박한 낭만스러움을 극대화하는 소품일 뿐만 아니라, 사막의 모래바람을 아주 잘 막아줍니다.

질레바를 입지 않으면 온몸이 모래바람에 노출되어 매우 괴롭습니다.


알리네집에 질레바를 대여해주기도 합니다.

저희도 개당 50디르함에 대여해서 입었습니다.

( 다만 청결도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



낙타를 승타(駝)하기 위해 이동합니다.

대추아쟈 농장을 지나 사막으로 향합니다.



귀엽게 걸어가는 질레바들

껴입은 질레바가 매우 덥게 느껴집니다.



농장이 끝나자 드디어 사막이 드러납니다.

이제부터는 모두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기 시작합니다.

기다리는 낙타들을 향해 가봅니다.



우리가 타고 갈 낙타들

모래밭에 얌전히 앉아있습니다.

저 U 자형 목은 직선으로 펴질 수 있는건지 좀 궁금합니다.

안장이 푹신해보이지만 생각보다 딱딱합니다.



설마 메르스에 걸리지는 않겠지

수능, 토익, 토플 등 영어 지문에 수없이 나오던 낙타 눈과 귀를 자세히 봅니다.

정말 귓털과 눈썹이 길게 자라 있습니다.

낙타들은 재갈에 물린 채 앞 낙타에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출발하는 일행은 총 8명으로, 4명씩 나뉘어서 낙타에 타고 갑니다.

낙타에 오를 때는 잇는 힘껏 안장의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수그려야 합니다.

앞다리를 순간적으로 피면서 점프하듯이 일어나기 때문에 잘못하면 뒤로 나동그라질 수 있습니다.



모두들 낙타에 타고 이제 출발합니다.

노란 두건을 머리에 두른 직원(미안하다 이름을 까먹었다)이 저쪽 무리를 이끌고 갑니다.



드디어 사하라 사막에 발을 들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저기는 도데체 뭐가 있을까

정말 다큐맨터리에 묘사되는 것처럼 되어 있을까 싶었던

그런 공간에 조금씩 입장합니다.

사막색 모래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사실 매우 궁금했던 낙타의 발

낙타가 앉아있을때는 발을 숨기고 있어 볼 수 없었습니다.

모래에 발을 딛고 체중을 싣게 되면

발바닥 살이 넓게 펴져서 모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듯 보입니다.



알리는 낙타투어 외에도 지프투어, 쿼드바이크(네발오토바이) 체험도 운영합니다.

쿼드바이크를 타보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쿼드바이크도 정말 재미있다고 합니다.

굳이 알리네에서 묵지 않고, 마라케시 등의 관광업체를 이용하면

메르주가에서 낙타투어와 쿼드바이크 투어를 동시에 할 수 도 있습니다.



낙타는 천천히, 무리를 이끄는 사람의 속도에 맞추어

사막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모래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언덕의 위치와 모양이 변한다는데

우리를 이끄는 베르베르인은 어떻게 캠프를 찾는 것일지 궁금해집니다.





낙타를 타는 중간에 물건을 모래바닥에 떨어트리면

모래 속으로 파고들어가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리도 우리가 낙타에 오르기 전에 절대 물건을 떨어트리지 않도록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낙타는 정말 심하게 기우뚱거리면서 이동합니다.

슬리퍼가 특히 걸리적거리는데,

낙타 안장에는 등자가 없어서 발을 둘 곳이 없습니다.

슬리퍼는 이렇게 손잡이에 끼워두거나, 승타할때 벗은 채 승타하면 편합니다.



너울대는 파도가 순간 굳어버린 것 같은 모래언덕 위로

낙타의 발자국 소리만 이따금씩 들려옵니다.

사막이 매력적인 이유는 이런 비현실적인 광활함 때문이겠지요.

말없이 전경을 응시하게 됩니다.



여행객의 핸드폰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는 모하메드.

이런 점이 알리네를 이용하는 장점입니다.

한명한명의 폰을 받아서 일일이 멋잇게 사진을 남겨줍니다.



멀리까지 뛰어가서도 사진을 열심히 찍어 줍니다.

특이하게도 베르베르인은 사막에 발이 잘 빠지지 않아보입니다.



모하메드가 찍어준 사진

맨 뒤 낙타를 타니 단독샷이 가능했던 모양입니다.

낙타가 워낙 커서, 포즈를 크게 취해야 합니다.



약 1시간 30분 정도 사막으로 깊숙히 들어갑니다.

질레바를 입어 덥지만, 바람 속에 섞인 고운 모래를 전부 막아줍니다.

캠프는 도데체 언제 등장하는 것인지 슬슬 덥고 피로감이 느껴질 즈음에

갑자기 모하메드가 낙타를 모두 멈춰세웁니다.


여기서부터는 걸어가야합니다.



이유를 들어보내 캠프 앞 언덕이 너무 가팔라서 낙타가 이동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낙타가 가지 못하는 지역도 잇나봅니다..

푹푹 발이 빠지는 모래언덕을 넘어 캠프로 이동합니다.


사하라 사막의 모래는 정말 뜨겁습니다.

모래알갱이들이 발에 닿을때마다 불똥이 튀는 것 같은 뜨거움이 느껴집니다.



반대쪽에는 다른 무리의 낙타가 메르주가로 돌아갑니다.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입니다.



언덕의 모서리를 따라 모하메드를 따라갑니다.

언덕의 사이, 저 아래 초목이 조금 보이는 지역이 바로 캠프입니다.



영락없는 한국사람들이지만, 뒷모습은 완벽한 베르베르인입니다.

약간 핑크빛 기운이 감도는 모래언덕을 바라보며 천천히 내려갑니다.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오며 모래알갱이가 질레바에 부딛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발이 푹푹 빠져 이동하기도 힘들고, 매우 더워서

빨리 캠프에서 쉬고 싶은 마음만 듭니다.



드디어 캠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동그랗게 모여있는 텐트에서 오늘 밤을 보내야 합니다.

그래도 말이 통하는 다 같은 한국사람들이라는 것이 많이 마음이 놓입니다.

캠프에서 있었던 일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