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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28 페즈행 로드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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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 모로코여행#27 사막8 모래의 바다를 나오며


Merzouga to Fés


이전 편에서 설명했듯, 저희는 미리 버스 표를 구해놨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굳이 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저희는 버스를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페즈행 버스는 밤에 메르주가를 출발해서 새벽에 페즈에 도착합니다.

추운 아침에 가있을 곳도 없이 거리를 돌아다닐 생각하니 이것도 난감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랜드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메르주가에서 페즈로 가는 그랜드 택시 비용은 1200디르함입니다.

따라서 6명이 한 차에 타고 가면 한명당 200디르함에 이동할 수 있는 겁니다.

이 가격은 메르주가에서 페즈로 가는 버스가격과 유사(동일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알리네 집에 머물었던, 같이 사막에서 비를 맞은 사람들 중에

페즈로 가는 사람들이 9명 있었는데,

운 좋게도 미리 구해온 버스티켓을 9명중 두명에게 팔 수 있었습니다.

저희로부터 티켓을 구매한 2명과 같은 일행인 한명을 제외한 6명은

그랜드 택시를 타고 낮에 페즈로 가기로 합니다.

예약해뒀던 호텔을 취소하고 새로운 숙소를 잡아야 하지만

동생은 낮에 이동하는 방법이 좋다고 합니다. 


알리에게 부탁하면 택시를 불러줍니다.

약 30분 정도 지나고 택시가 도착합니다. 

스타렉스같이 생긴 차량을 타고 이동합니다.



 


전체 여정은 이와 같습니다.

대략 12시즈음 출발해서 저녁에 도착했는데,

약 8시간동안의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바깥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서 그렇게 지루하진 않습니다.


이 경로는 반드시 낮에 가야 합니다.

하실라비드와 페즈 사이의 풍경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깎아지는 협곡에서부터 북유럽 어딘가에 있을것만 같은 초원까지

서로 다른 풍경이 지나갑니다.


특히 지도상의 에라시디아 - 케란도우 사이가 정말 멋집니다.





에라시디아를 넘어가면 이와 같은 깎아지는 비경이 나옵니다.

자동차 맨 뒷 자리에 타서 찍을 수 없었던 수많은 풍경등

눈으로만 감상해야만 했었지만,

며칠 전 갔었던 토드라 협곡과 같이 웅장한 캐년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나중에 모로코는 한번 더 방문할 계획이지만,

에라시디아 라는 마을에는 반드시 가볼 생각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에라시디아에는 큰 호수가 하나 있어 전경이 매우 아름답다고 합니다.

참 신기하게도 모래사막을 나오자마자 하늘이 맑아집니다.



케란도우라는 마을을 지나가자 평야가 나옵니다.

마치 네바다 주 한복판 같습니다.

동생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뒤에서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합니다.

지난 며칠과 봐오던 환경과는 또 다른 환경이 보입니다.

나름 도로도 잘 닦여 있어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변화무쌍한 하늘

어느샌가 구름떼가 몰려듭니다.

메르주가와 페즈 사이에도 아틀라스 산맥이 놓여있기 때문에 저 멀리에는 산맥들이 보입니다.



동생이 몰래 찍은 셀카..

덕분에 들고갔던 카메라를 잠시 소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애장품을 빌려 갔습니다. 삼성 NX300, 강력한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삼성에서 기술의 정수를 부어 만들었지만 브랜딩에 실패해서 더이상 지원되지 않는 비운의 기기입니다.

작은 크기에 비해 성능은 정말 좋다고 생각됩니다.



어느샌가 주변이 푸릅니다.

점점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녹지가 보입니다.

이제 정말 사막지역은 떠나온 것만 같아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폭우가 내립니다.

소나기인 모양입니다. 모로코에서 몇일동안 정말 극적인 기상상황을 체험합니다.





우리를 가로질러 지나간 소나기 구름이

저 멀리에 또 폭우를 퍼붓고 있습니다.

아틀라스 산맥 근처에 구름이 쌓이고 습기가 누적되어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나 싶습니다.

산을 넘고 계속 평야를 차는 달려갑니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도 보입니다.

가보진 않았지만, 스코틀랜드에 가면 이런 평원이 펼쳐져 있을 것 같습니다.

사막에서 나온지 채 몇시간 되지 않았는데 평화로운 초원이 이어집니다.



슬슬 해는 서쪽으로 기웁니다.

초원과 언덕이 계속 나타납니다. 흡사 아이슬란드의 풍경입니다.

자동차로 이동하는 몇 시간 동안, 사막과 비바람을 건너고 이젠 지평선에 닿은 초원을 건너갑니다.

이 길은 나중에 다시 한번

직접 차를 몰고 올 겁니다.


외국 포럼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차를 렌트해서 모로코 여행을 다니는 듯 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아직 완전히 개발되기 전에 꼭 한번더 오리라 다짐을 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지만,

페즈로 가는 길은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오늘 하루는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노을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럴 때는, 이 멋진 풍경을 담아내지 못하는 카메라의 화각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다들 열심히 폰으로, 사진기로 모습을 담지만, 이내 그만두고 눈으로 감상합니다.


차는 결국 밤 늦게 페즈에 도착합니다.

페즈에서 있었던 일은 다음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