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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32 페즈4 언덕 위의 폐허 메리니드 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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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beaux des Merinides


마라케시에서 가장 가고싶었던 장소는 비밀의 정원이었습니다.

페즈에서는,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이 Marinid Tombs, 메리니드 왕릉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봤을 때도

언덕 위에 서있는 비현실적인 거대한 폐허 구조물이

깊이 인상에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메리니드 왕릉은 14세기 메리니드 왕조가 세웠습니다.

1250년 메리니드 왕조는 페즈를 점령하고 수도로 세웁니다.

메리니드 왕조는 북쪽 성벽 너머의 언덕에 왕궁을 짓는데,

이 왕궁의 일부가 메리니드 왕릉입니다. 



언덕 위로 차를 타고 올라갑니다.


영맨! 자네들은 여행할 줄 아네~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그냥 지나치는데 

자네들은 인연이 닿은거야

게다가 가기도 힘들어~ 봐바 아까에 비해서 차도 많이 없지?


아흐메드 아저씨가 껄껄 웃으며 얘기합니다.


정말 직접 가는 차량은 없는 듯 합니다.

사실 이곳은 페즈 최고의 일몰 포인트라고 하는데

일몰 시간에 가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아 보입니다.



메리니드 왕릉의 위치

북쪽 요새 ( borj nord ) 에 들렀다가 이동하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메디나에서 걸어서 가기에는 먼 거리고

차량 이동이 불가피합니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폐허의 일부

언덕 위에 신비스럽게도 저런 구조물이 하나 있습니다.

무려 500년 전에 버려진 건물인데도 굳건히 서 있습니다.



앞으로는 북쪽에서 바라본 페즈 시내가 내려다보입니다.

앞에 알 카라윈 대학교의 반대편 모습이 보입니다.

사진의 중앙 살짝 오른쪽의 야트막한 언덕에 조금 전 다녀왔던 남쪽 요새(Borj Sud)가 있습니다.

날씨가 참 좋아 저 멀리까지 보입니다.



올라왔으니 기념사진 한장 찰칵

대략 낮 12시 경이어서 햇빛이 정말 따갑게 내려옵니다.

선글라스,, 정말 필수템입니다. 저만 없었더래지요



구조물을 둘러봅니다.

마치 영화 세트장마냥 페허가 놓여 있습니다.

왕궁과 모스크였던 이곳이 왕릉(Tomb) 로 불리게 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메리니드 왕조의 왕족들은 죽으면 라바트의 첼라에 묻혔습니다.

그러나 술탄 아부 이난(Abu Inan) 이 페즈의 모스크에 묻힌 이후부터

이후의 술탄들은 한명을 제외하곤 전부 이곳, 폐허가 있는 알 쿨라(Al-Qula) 언덕에 묻혔다고 합니다. 



언덕 위에 서있는 거대한 입구


아흐메드 아저씨의 설명에 따르면

14세기에 이 근처에 대지진이 일어나서 왕궁이 붕괴되었고,

버려진 채 현재의 유적만 남았다고 합니다.



페즈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큰 입구

14세기의 술탄은 이 문을 통해 밖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언덕 위에 있는 버려진 구조물과

그 아래 내려다보이는 페즈 시내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그려냅니다.



이 왕릉의 영향인지

근처에는 수많은 묘지가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아흐메드 아저씨가 허심탄회한 말투로 이야기합니다.


이런 유적들이 여기 말고도 모로코 전체에 퍼져있는데

나라의 힘이 약해서 버려지고 방치되고 있다네.

비록 모로코인도 아니고, 자네들은 이슬람교도도 아니지만

잊혀져가는 우리의 문화재를 찾아줘서 개인적으로 참 고맙네


유적이나 폐허 등을 좋아하면 메리니드 왕릉은 한번 올라갈 만 합니다.

도심에서는 가깝지만 차를 타고 빙 둘러가야 하기 때문에

택시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메리니드 왕릉 바로 옆에는 페즈에서 가장 좋은 호텔 중 하나인

Hotel Les Merinides 가 있습니다.

괜찮은 시설에 비해 저렴한 가격(10만원대)으로

메디나의 리야드에서 묵는 것이 질린다면 한번 묵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