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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2 카사블랑카의 첫 인상 공항철도 & 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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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모로코여행#1 카타르 도하공항 환승



QR 1395편 탑승


모로코에 첫 발을 딛는 순간



도하 공항의 수면실에서 느긋하게 앉아 있다가 이동합니다.

형상의 뒷부분에서는 랜턴 목이 곰인형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좀 끔찍해보입니다.



지난 포스트에도 작성했지만 게이트 구역을 알려주는 저 네온사인은 참 편리한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에는 게이트를 혼동해서 탑승동 A로 가는 셔틀트레인을 타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셔틀트레인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저렇게 큰 표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탑승을 기다리기 위해 게이트로 이동합니다.

게이트에 가면 사진에 보이는 저런 의자에 앉아 대기하게 됩니다.


이상하게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에는 묘하게 초조해집니다.

예전에 상하이에서 한번 환승한 적이 있습니다.

탑승하려는 편명의 보딩 게이트가 계속 바뀌고

심지어 편명도 자꾸 바뀌어서

중국 이상한 동네로 날아갈뻔한 적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다행히 잘 갔습니다.(-:


도하 공항에는

화장실이 많지 않습니다.

시설 면에서는 인천공항이 확실하게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사블랑카행 카타르항공 QR1395편

로얄 에어 모로코(Royal Air Maroc) 항공기와의 코드쉐어편입니다.

항공기의 편명에서 숫자가 4개면 코드쉐어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사람은 우리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대기합니다.

카타르 항공의 티켓에는 Zone 이 적혀있습니다.

승객을 효율적으로 앉히기 위해 Zone 별로 들어갑니다.


인천에서 카타르로 올 때는 Zone을 확실히 구별하며 탑승했는데

여기서는 그런거 없고 먼저 들어가는 사람이 승자입니다.


QR1395편 역시 보잉 B777-300ER 기종을 이용합니다.

카타르 항공의 B777-300ER은 같은 기종이더라도 좌석 배치가 조금씩 다릅니다.

총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창가자리지만 창문이 뚫려있지 않은 좌석도 있습니다.


좌석을 배정 받거나, 카타르 항공 사이트에서 좌석을 선택할 때

유념하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편에서 설명했듯이 비행기는 유유히 터키 상공을 날아갑니다.

전 비행기는 야간 비행이어서 극도의 불편함과 피곤함 속에 날아갔다면

이번 비행은 너무나 안락합니다.


좌석 배열이 3 - 4 - 3 배열이었는데

화장실 바로 앞 좌석의 배열은 2 - 4 - 2 로 되어 있었습니다.

B777 기종을 타시게 되면, 혹여 일행이 두명이라면

화장실 바로 앞 좌석의 배치가 2열뿐이 아닌지 확인해보길 바랍니다.

저가항공과 다르게, 뒤에 벽이 있어도 의자를 눕힐 수 있습니다.


두 좌석뿐인 자리에 앉아 가니 편합니다.

간혹 화장실 소리가 들리지만 그래도 편합니다.



조금 기다리니 기내식 메뉴판을 나눠줍니다.

오른쪽의 종이가 메뉴판입니다.


왼쪽의 태브릿은 전자책(Ebook) 입니다.

약 8년전 미국 반스&노블에서 질러서 영어책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한글 책을 넣기 시작해서 다시 유용하게 이용하는 중입니다.

지루함과 심심함을 달래기에는 책 읽는 것이 최고입니다.


메뉴판을 받았으니 한번 읽어봅니다.


- 스크렘블 에그 & 치킨 패티

- 토마토 쌀 & 샬롯 감자 (샐러드)

- 베르미첼리 ??? & ????



베르미첼리는 파스타 면의 일종으로 알고 있습니다.

뒤에 나와있는 upma, madu vada?? 우프마? 마두 바다? 

얘내들은 뭔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메뉴를 무려 3개나 주는데 먹을만한게 한세트밖에 없습니다.

허허..

치킨패티와 스크램블 에그를 먹기로 합니다.


그런데..


Sorry sir. we only have the last one.

-????


바로 아랍 시작입니다. 굶을 수는 없으니 달라고 합니다.

마 함 무보자 디지기라도 하긋나!



노란 면볶음 같은 것이 베르미첼리 우프마, 옆에 붉은 무언가가 아마도 마두 바다입니다.

아마 우프마가 볶음 이라는 뜻인가 봅니다.

인도스타일의 요리로, 생각보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특히 저 Madu Vada, 은은한 카레향이 올라옵니다.

인도에서 먹었던 사모사와 비슷합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남인도 요리라고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중동, 그리고 이슬람교를 믿는 북아프리카 나라에서는 술을 거의 팔지 않습니다.

거의 유일하게 바레인만 술을 많이 판다고 합니다.


사실 여행의 묘미는 그 나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에서

토착 음식과 술 한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술을 안먹는 나라라고 하니 조금 아쉽습니다.




여기가 마지막 기회인듯 합니다.

어서 술을 달라하고 합니다.

동생은 보드카, 저는 위스키를 시킵니다. 어차피 마지막인거 독한거 한잔씩 해봐야 합니다.


고도 35,000ft 에서 마지막 축배를 올립니다. 

Cheers!



이후 한번 더 간식을 줍니다.

인도식 샌드위치인듯한데 채식주의(veggie), 비채식주의자(non veggie)용을 따로 줍니다.

우리는 당연히 논 베지를 외칩니다.


인도 길거리에서 사먹었던 맛과 비슷합니다.

점심이 조금 부실해서 허기가 집니다.


이후 비행기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카사블랑카를 향해 랜딩기어를 내립니다.




카사블랑카 모하메드 V 공항


환전하기 및 공항철도 탑승


아프리카의 강렬한 인상과의 조우



걱정하던 것과 다르게 입국심사는 순탄하게 진행됩니다.

심사관이 입국 카드를 집어들더니 바로 도장을 찍어줍니다.

From Korea? 물어보는 눈빛이 강렬하게 빛납니다.

미소 한번 보내주고 이동합니다.


수하물을 찾는 곳,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여러 환전소와 유심칩 판매점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모로코 통화인 디르함을 미리 환전해갑니다.

시내 어디서 환전을 해야하는지도 막막하고

무엇보다 오후 4시 경이라 은행에 못 갈것이 뻔합니다.

디르함을 환전하기 위해선 인천에서 미리 유로를 받은 다음, 유로를 디르함으로 환전하면 됩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느릿느릿

창구 앞에서만 10분을 기다립니다.

천천히 바꿀 돈을 내밀고 환전합니다.

도하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환율을 검색해보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동일한 환율에 수수료도 붙지 않아 이상적으로 환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세관을 통과하면 환전소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짐을 기다리면서 환전하길 추천합니다.



세관을 나오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기둥에 새겨진 베르베르풍 무늬가 인상적입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환전하지 않고 나왔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좌측의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면 공항철도 플랫폼이 나옵니다.



카사블랑카 시내로 가는 열차 시간표가 에스컬레이터 위에 있습니다.

한시간에 한대 꼴로 열차가 있습니다.

도착해서 이제 여유가 좀 있겠다 싶었는데 시간은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열차를 타러 다시 뛰어갑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표를 구매할 수 있는 기계가 있습니다.

열차 출발이 몇 분 남지 않은 상황에 기계는 말대로 따라 주지 않습니다.

몇 번 시도 끝에 그냥 역무원에게 티켓을 구매합니다.



열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을 좀 자세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음으로 빨리 뜁니다.

우리가 타자마자 열차는 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만 늦었으면 꼼짝없이 한시간을 기다려야 했을 겁니다.


열차 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표를 갖고 기다리면 검표원 할아버지가 오셔서 구멍을 뚫어주십니다.

Class 2, 즉 이등칸 표를 끊었습니다. 이 표를 가지고 일등칸에 타면 안됩니다.

객차마다 1등칸인지 2등칸인지 써 있음으로 잘 보고 올라타야 합니다.


열차에 오르니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제 카사 보이저 ( Casa Voyagers ) 기차역으로 향합니다.

카사블랑카에는 크게 2개의 기차역이 있습니다. 하나는 카사 포트 ( Casa Port ) 다른 하나는 카사 보이저 입니다.

이것저것 볼거리는 카사 포트 기차역 근처에 있지만 숙소는 카사 보이저 근처로 잡습니다.

이유는 조만간 마라케시로 떠나는데,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가는 열차는 카사 보이저 역에서만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등칸 객차는 에어컨이 나오지 않습니다.

건조하고 후끈한 열기가 객차 안에 감돕니다. 

정말 아프리카 대륙에 내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 약 3주간의 긴 시간을 생각하니 아득한 막막함이 찾아옵니다.



바깥으로 처음 보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붉은 흙 위로 빛바랜 연두빛 초원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육면체 모양의 사막색 건물들과 모스크의 미나렛이 보일 때마다

정말 머나먼 이국에 와버렸다는걸 느낀다.


척박하고 건조한 사막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습기 가득한 바람에

거리에는 올리브 나무가 가로수로 서 있습니다.


옆 좌석의 멋진 흑인아저씨가 입을 굳게 다문 채 바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빛에서 그의 블루스가 느껴집니다.


맞은편에 앉은 마치 레옹 같던 아저씨. 실제로 레옹 역의 장 르노는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났다


북아프리카의 태양은 강렬합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딱히 선글라스가 필요한 적이 없었습니다.

모로코는 정말 선글라스의 나라입니다.

너나할것없이 멋진 선글라스로 따가운 햇빛을 가립니다.


맞은 편 좌석에 레옹 영화의 레옹같이 생긴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동그란 선글라스 표면 위로 카사블랑카의 낭만이 느껴집니다.





내리시기 전에 사진 한장 부탁했더니 흔쾌히 찍어 주십니다. 흐흐흐




카사블랑카의 카사 보이저 ( Casa Voyaegers ) 역에 도착합니다.

공항에서 한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으로 도착합니다.

중간에 여러 역에 정차하기 때문에, 카사 보이저가 맞는지 확인하고 내려야 합니다.

보이저스가 아니고 보이저랩니다. 프랑스어를 읽듯 읽어서

뒤의 s가 묵음이 된다구 합니다.


카사블랑카 ( Casablanca ) 가 스페인어로 하얀 집 이어서인지

기차역이 흰 색으로 칠해진 것이 인상적입니다.

위로 붉은 모로코의 깃발이 휘날립니다.


오후 5시 정도 되었습니다. 빠르게 유심을 만들러 갑니다.



근처의 Maroc Telecom 대리점에서 유심을 만듭니다.

사실 이곳은 촬영이 불가능하지만 좌측 직원분의 양해를 구하고 촬영했습니다.

대리점에 왔으니 잠시 유심칩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모로코 통신사 & 유심칩 구매방법


모로코의 통신사는 국영에서 운영하는 Maroc Telecom, Inwi, Orange 이렇게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저희는 Maroc Telecom 을 이용했습니다.

Maroc Telecom 의 장점은 모로코 국왕이 운영하는 통신사로, 가장 coverage가 넓습니다.

모로코 전역을 다녔는데, 도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LTE가 터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하라 한가운데에 들어갔을때만 통신이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사막에서 모래언덕 위에 올라가면 통신이 잘 됩니다.


유심칩, 데이터 가격

2018년 9월 기준

Prepaid sim 한개에 20디르함입니다. 선불 유심은 5번의 전화 발신을 할 수 있습니다. ( 통신사에서는 10번이라는데 실제로는 5번 정도 해보니 더이상 안됨 )

데이터는 심 자체에는 주어지지 않고 구매해야 하는데, 데이터는 1기가에 10디르함으로, 엄청 저렴합니다.

저희는 각각 10기가씩 충전해서 한명당 10*10 + 20 = 120 디르함씩 냈는데, 유튜브도 보고 지도도 보고 카톡등등 데이터 펑펑 쓰다 왔습니다.


구매방법

필요한것:  여권, 펜(optional)

여권만 있으면 됩니다. 근처 대리점을 찾아가서 prepaid sim 을 만들고 싶다고 하면 알아서 해줄겁니다.

오후 6시 이전에 찾아가야 합니다!! 6시에 점포가 문을 닫습니다. 그 전에 가야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카사블랑카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대리점 위치를 찾아두세요

선불 유심을 구매하기 위해선 신분 등록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따라서 여권을 반드시 챙겨가야 합니다.

여권을 건내주면 Fillout Form 을 줍니다. 이름, 생년월일 등을 적고 주면 유심을 줍니다.


대리점을 나가기 전에

데이터를 구매하고 그냥 가지 말고 직원에게 등록해달라고 부탁하세요 

등록하기 위해선 주어진 번호로 전화를 걸고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데, 안내방송은 프랑스어나 아랍어로밖에 안나옵니다.

미리 부탁하세요!!


모든 일을 마치고 나면 직원분께 꼭 '슈크란' 감사하다는 표시를 남깁시다. :)






도하에서 카사블랑카로 오는 긴 여정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기대했던대로, 예상했던 대로 순탄하게 모든 일이 척척 진행되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모로코의 뜨거운 태양도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정신없이 유심을 만든 후에 첫 노을을 맞이합니다.


무사히 도착하여 다행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내일은 모로코의 수도 라밧 ( Rabat ) 을 보러 갑니다.

정말 예상외로 아름다웠던 라밧. 다음 포스팅에 올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