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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5 핫산 2세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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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2세 모스크

신의 왕좌는 물 위에 있다.



라밧에서 돌아온 후, 카사블랑카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인

핫산 2세 모스크를 보러 갑니다.

카사 포트 역 (Casa Port) 에서 대략 2km 남짓의 거리로, 택시로 채 10디르함도 들지 않는 거리입니다.

역 밖으로 나오면 택시기사들이 달라붙어 행선지를 물어보는데, 핫산 2세 모스크를 언급하면

무려 40, 50 디르함까지 달라고 합니다. 역에서 절대 바로 타지 말고

모스크를 향해 걸어가다가 길에서 택시를 잡는 편이 좋습니다.


 


택시에서 내려서 무려 5분이나 더 걸어갔는데도 모스크 입구는 아득히 멉니다.

거대한 크기에 원근감마서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모스크의 미나렛은 높이가 210m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첨탑의 위에 달린 3개의 구슬 장식 중

가장 아래 있는 구슬 장식에는 강력한 레이저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밤마다 레이저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방향으로 발사한다고 합니다.



입구를 감싸는 아치형 구조물이

기하학적으로 독특하게 건축되어 있습니다.

광이 나는 대리석으로 지어져서 마치 조각 작품을 보는 것 같습니다.


핫산 2세 모스크는, 1961년 모로코의 왕 모하메드 5세가 유명을 달리한 후

그의 위엄을 새겨놓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그의 아들이자 모로코의 통치자인 핫산 2세는 건축 기술자들과 예술가들을 모은 뒤에

1980년 그의 생일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카사블랑카에 크고 훌륭한 건물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영원히 자랑스러울 그런 건축물 말일세... 

나는 이 모스크를 물 위에 지어야겠네. 신의 왕좌가 바로 그곳에 있으니 말이야. 

창조주를 찬양하는 신앙심이 깊은 자들이 기도를 올리면서 그분의 천공과 대양에 대해 묵념할 수 있도록 말이지.

   

그 후 1986년 7월,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모스크의 디자인은 프랑스 건축가인 Michael Pinseau 가 맡았다고 합니다.

도시 구조와도 잘 어울리며, 베르베르 민족이 만든 모스크의 모습을 본따며, 왕의 업적까지 표현해야 했을

그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건축은 1989년 핫산 2세의 생일에 맞춰 완공이 예정되어있었다고 합니다.

밤낮으로 천명이 넘는 인부를 교체해가며 공사를 진행했는데, 예정 기한을 맞추지는 못했고,

1993년 8월 30일, 예언자 모하메드의 탄생을 기념하며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당시는 이슬람력으로 Rabi' al-awwal이라는 달의 시작으로,

이 달이 오면 이슬람교도들은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식을 갖는다고 하네요.



외벽의 색깔과 질감 때문인지, 이 세상이 아닌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교한 가상현실 속의 건축물 같습니다.


모든 모스크는 이슬람교를 믿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습니다.

단 이 모스크는 예외입니다.

외부인 입장은 5시까지 가능한데,

너무 늦어 내부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깔끔하게 잘려있는 아치형 구조물

로마 유적의 수로와 비슷한 아치교가 미나렛과 모스크 입구를 감싸고 있습니다.

다른 모로코의 모스크에도 이런 구조물은 없었는데,

거대한 높이가 위압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짙은 녹색과 사막색의 조합이 매우 보기 좋습니다.

어두운 회색빛 문 역시 안정감을 줍니다.

화면에 다 안 담길 정도로 거대한 입구인데, 정말 세밀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슬람교와 모스크라는 장소는 매우 엄숙할 것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 건물의 형태 역시 엄숙함을 부가시킵니다.

하지만 모로코 시민들은 매끄러운 돌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차가운 돌바닥에 앉아 맞는 시원한 바닷바람은 정말 최고입니다.



쿠란의 뜻을 따라 바다 위에 지어졌지만,

강한 해풍에 건물의 노화가 빠르게 온다고 합니다.

수시로 보수공사가 진행된다던데, 역시나. 가봤더니 하고 있었습니다.



아치의 형태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멀리 보이는 속세와 신의 공간을 분리하는 역활을 하는듯 합니다.



그늘에서 햇빛을 피하는 사람들

바닥이 정말 매끄러워 사물이 비쳐 보입니다.

빼곡한 문양이 아름답습니다.

지금 보니 인도나 네팔에서 보았던 불교 문양과도 비슷해 보입니다. 



신기하게도 의외로 중국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모로코 라는 국가가 최근 중국에서 핫플레이스로 엄청 뜨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몰랐지만, 가면 갈수록 동양인은 중국인만 보입니다...

그것도 진짜 많이...


내부를 구경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바다 위에 세워졌다는 신비로움과, 마치 낙원을 조각한 듯한 형상이

정말 아름다운 모스크였습니다.



이제 사막의 도시, 마라케시로 이동합니다.

다음 편에 계속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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