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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6 마라케시로 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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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이동하기

11세기의 도시를 향하여



모로코에 도착한지 3일째, 드디어 마라케시로 이동합니다.

마라케시 ( Marrakech ) 는 페즈와 함께 모로코에 주요한 역활을 끼친 도시 입니다.

마라케시는 11세기에 무라비트(알모라비드 Almorabid ) 라는, 베르베르 무슬림 왕조가 세워지며

수도로서 역활을 다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알모라비드 왕조는 북쪽으로는 이베리아 반도, 남쪽으로는 세네갈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영토를 자랑하는 왕국이었습니다.

또한 12세기, 서남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황금이 유럽과 아랍 왕조로 수출되려면

사하라 사막 건너편의 마라케시를 통해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이후 알모라비드 왕조는 무너지지만, 후대 왕조들이 페즈와 마라케시를 계속 수도로 삼게 됩니다.


고대 왕조의 위엄이 서려있고,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입생로랑의 정원과

사막 한가운데에 있다는 신비성까지

출발도 하기 전에 벌써 기대가 됩니다.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를 가기 위해선 까사 포트역(Casa Port) 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타야 합니다.

마라케시로 가는 열차는 수도 라바트에서 출발해서 카사블랑카에 정차한 후 마라케시로 향합니다.

카사블랑카에서 약 4시간~5시간정도 걸립니다.


출발하기 전 기차역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민트티와 페이스트리를 먹고 갑니다.

맛있어서 계속 시켜먹다보니 가격이 많이 나옴니다..

작은 주전자가 참 귀엽습니다. 모로코에서는 찻집마다 모양이 서로 다른 주전자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재미있게도 색깔은 전부 은색으로 같습니다.



여유롭게 아침식사와 아침 담배를 하시는 모로코 아재

모로코는 실외나 실외에서 흡연이 자유로운 국가이기 때문에

담배냄새를 싫어한다면 조금 멀리 떨어져서 앉아야 합니다.


아침 공기가 조금 차갑습니다.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에 시선이 또렷해집니다.



첫날 왔었던, 어제 왔었던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다시 Casa Port 역에 옵니다.

전날 표를 미리 사둬서 한결 여유롭습니다.



예정된 시간인데 열차가 오지 않습니다.

모로코에서는 이런 지연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탈 수 있는 모든 것은 전부 지연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날 아침 8시 55분 열차는 무려 9시 20분이 다 되어서야 도착했습니다.

동생이 초조해합니다. 전광판을 믿고 기다리니 열차가 도착합니다.



카사블랑카를 출발한 후, 창밖에는 잔잔한 시골이 펼쳐집니다.

이미 추수를 전부 마친듯한 평야가 드러납니다.


평화로운 남유럽같은 분위기이다가도

저 멀리 모스크와 미나렛이 이곳은 모로코라는 것을 다시 알려줍니다.


공교롭게도 열차를 탄 날이 금요일이서, 탑승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게다가 2등칸에서는 에어컨도 나오지 않습니다.

더위 속에 빽빽한 열차 속에서 무려 5시간을 보내야 한다니 깝깝합니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사막이 나타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나오는 아프리카 나무가 보입니다.

붉은 평원을 바라보니 마라케시가 가까워짐이 느껴집니다.



간혹 도로가 나타날뿐, 붉은 자갈의 사막이 계속 이어집니다.

시끄럽게 떠들던 사람들도 사막이 이어지니 말이 없어집니다.

우리도 묵묵히 사막을 바라봅니다.

객차안에는 열차의 바퀴 소리만이 울려퍼집니다.



약 5시간의 열차 탑승 끝에 마라케시에 도착했습니다.

내리자마자 뜨거운 바람이 온몸을 휘감습니다.

폰으로 날씨를 확인하니 무려 40도가 넘습니다!!!

무엇보다 태양이 정말 뜨겁습니다.



마라케시에 오면 봐야 한다는 마라케시 기차역 정문(..)

카스바의 큰 문처럼 만들어둔 것이 특징입니다.


이제 여기서 그 유명한 지마엘프나( Jeema-el-fna ) 광장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기차를 탈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땀을 흘려 매우 피로합니다.


택시를 타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태양볕이 정말 뜨거워서인지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습니다.

붉은 빛깔의 건물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열차를 타고 오며 봤던 붉은 흙을 이용해서 시멘트를 만드는 듯 합니다.



출발하기 전에 돈을 인출하러 갑니다.

우측 편에 작게 보이는 BMCI ATM 에서 인출해야 합니다. 

여러 회사의 ATM이 많지만, 이상하게도 BMCI 외에는 안되는 곳이 많았습니다.


정말 숨이 막히게 덥습니다.

이렇게 더운데 벽화의 아저씨는 왜 털모자를 쓰고 있을까요?



ATM에 가다가 마주친 써브웨이..가 아닌 서드웨이

왼쪽에서 두번째 그림에 낮선 음식이 들어있습니다. 



지마 엘프나 광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메르주가(Merzouga) 로 가는 버스표를 사야 합니다.

수프라투어 버스 표를 파는 곳은 모로코 기차역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면 나옵니다.


모로코에는 크게 2개의 버스회사가 있습니다.

하나는 CTM, 다른 하나는 Supratours 버스입니다.

이중, 마라케시에서 메르주가로 가는 버스는 수프라투어(Supratours) 에서만 운영하며,

하루에 단 한대!! 밖에 없습니다.

모로코를 찾는 한국분들이 많이 이용하는 '알리네 사막투어' 를 가기 위해선

이곳이나 페즈에서 메르주가로 가야 합니다.


기차와는 다르게 버스는 좌석이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표가 없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정상 마라케시에서 와라자자트로 가는 표와

메르주가에서 페즈로 가는 표를 삽니다.


수프라 투어 버스 표는 왠만한 기차역에서는 전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수프라투어 버스 공식 사이트




모든 준비를 마친 후,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

역시 악명높은 마라케시의 택시기사들.. 10 디르함이면 갈 거리를 80디르함을 부릅니다.

깎고 깎아서 40디르함에 탑니다.

그래도 엄청난 바가지이지만, 덥고 지쳐 빨리 쉬고싶은 마음에

그냥 차에 오릅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리야드.

따릭이라는 사람이 운영합니다. (그래서 이름도 Riyad Tarik)

 이 작은 방에서 3일밤을 보내야 합니다.

물론 다행히도 에어컨은 빵빵하게 나오기 때문에 걱정은 없습니다.

마라케시에 지내려면 에어컨이 나오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위치도 지마 엘프나 광장과 가까워 좋습니다.

광장과 가까우면 밤에 쏘다니기 좋습니다.


리야드에 들어오니 힘이 풀리고 눈이 감깁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고 싶지만 점심은 먹어야 할 것 같아 밖으로 나갑니다.



광장 앞의 한 식당에 올라갑니다.

모로코의 전통음식 타진 (Tarjine)을 시킨 후

옥상 테라스에 올라앉아 여유를 즐깁니다.

잠시나마 거리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나봅니다.


탁 트인 옥상에 앉아서 다른 카페의 테라스를 바라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음식을 먹으며 다음에 어딜 갈 지 고를 수 있어 좋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북아프리카의 전통음식 타진 (Tarjine)

동생은 치킨타진, 저는 비프 타진을 시킵니다.

고기와 양념을 왼쪽의 빵에 찍어 먹으면 됩니다.

빵은 더달라면 계속 줍니다. 중간의 올리브도 계속 줍니다.


타진의 맛은

특이한 향신료 맛이 날 것 같지만, 의외로 무난한 맛이 납니다.

먹다보니 맛이 좋습니다.

다만 가격이.. 확실히 관광지는 가격이 저럼하진 않습니다( 80디르함 )


가운데 올리브를 계속 주는 것이

정말 너무나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지마 엘프나 광장으로 나와봅니다.

이때가 약 오후 3시로, 하루중 가장 더울 때 입니다.

장사꾼들이 모두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모자들, 다양한 색이 참 보기 좋습니다.



상인들도 더위에 지쳐 앉아있습니다.

왼쪽의 가게에 모로코의 전통의상인 질레바가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 자주 하던 인터넷 게임 속에 나오는 옷처럼 생겼습니다.  



가죽으로 유명한 모로코에서 샌들을 하나 구매하러 갑니다.

시장 골목 속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찾았는데, 무려 280 디르함이라고 합니다.

한화로는 무려 3만원이 넘어가는 돈!!


이곳에서는 아무리 못해도 50%는 깎아야 합니다.

50%는 깎아야 적당한 바가지를 쓴 것이고,

70, 80%를 깎으면 정가에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오른쪽에 회색 옷을 입은 불량하게 생긴 놈과 협상을 시작합니다.

끝까지 100 디르함을 고집하니 130에 주겠다고 합니다.


오케이 딜.


기념사진 한 장 촬영하고 갑니다. 



지나가는 길에 들른 금속공예품점. 천장에 주렁주렁 달린 것은 등입니다.

저 안에 전구나 초를 넣으면 틈을 통해 빛이 퍼져 기하학적 문양이 온 벽에 흩뿌려집니다.


여러 볼 거리를 뒤로 하고, 잠시 쉬러 리야드로 향합니다.

더위에 지친 동생이 잠시 시에스타를 갖자고 합니다.


저녁에 다시 나온 얘기는 다음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