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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모로코

모로코여행#4 라바트여행2: 메디나 & 푸른 대서양 앞의 카스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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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at 라밧, 라바트 여행기 02

파란 대서양이 보이는 카스바



메디나 입구 앞에 있던 오래되어 보이는 미나렛


지난편에 이어 라밧 여행기를 풀어봅니다.

반나절만에 다녀온 곳이지만 참 이야기 할 것도 많습니다.

지난 편을 보고 오시지 않으셨다면 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택시에서 내려 메디나로 들어갑니다.

메디나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고 이동할 계획으로  거대한 문으로 들어갑니다.




문으로 들어가자마자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올 듯한 모습이 펼쳐집니다.

하얗게 이어지는 건물들 아래 질레바를 입고 돌아다니는 부녀자들과

짐궤짝과 자전거, 노새를 끌고 바삐 다니는 상인들.


진짜 아랍 세계에 왔습니다.


일단 배고프니 밥을 먹으러 갑니다. 



길가의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식사를 해 봅니다.

모로코의 음식점에서 먹어보는 첫 식사 입니다.

관광객이라곤 우리밖에 없는 것을 보아

이 근처의 식당은 100% 현지 식당입니다.


시장에 있는 식당 치고 맛없는 식당을 찾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20디르함짜리 샤와르마 (Shawarma) 를 시켜 먹어봅니다.


간단한 한끼 식사로 정말 맛이 좋습니다.

특이한 향이 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예상외로 무난하게 맛있습니다.


샤와르마는 레반테 지역의 음식입니다.

레반테는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 북동쪽으로,

현재 이스라엘, 레바논, 요르단 등이 있는 지중해의 동쪽 끝 지역을 가리킵니다.

통으로 돌려가며 구운 고기를 잘라서 마치 멕시코의 부리또처럼 말아져서 나옵니다.



다 먹었으니 메디나를 돌아다녀 봅니다.

갈라진 흰 벽이 비현실적인 느낌을 줍니다.



간혹가다 밋밋한 흰 벽을 산뜻하게 장식한 곳도 있습니다.

일렬로 걸려있는 화분의 붉은 꽃이 아름답게 벽을 색칠합니다.






건물들은 외벽을 통해 세월이 흘러감을 묘사합니다.

누렇게 빛이 바랜 외벽과, 태양을 맞아 시든 장미 빛으로 색이 바랜 문이

이 건물이 버텨온 시간을 묘사해줍니다.



메디나를 따라 북쪽으로 쭉 올라가면 카스바가 나옵니다.

이 카스바의 정확한 명칭은 Kasbah of Udayas 입니다.


카스바( Kasbah ) 라는 단어는 다양한 장소를 지칭하는데,

중세의 (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도시 ), 오래된 도시,

그리고 감시탑 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라밧에 온 이유는 핫산 타워와 바로 이 성곽을 보기 위해서! 입니다!


이 성이 왜? 하시는 분들을 위해 잠시 영상 링크를 드리자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5에서 나왔던 바로 이 장면!!

BMW 차량이 성문 앞에 있는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는

바로 이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실제 자동차에 톰 크루즈와  사이먼 페그가 탑승한 채

BMW 차량을 몰며 계단을 내려왔다고 합니다.



카스바 입구는 계단 아래쪽에 있습니다.

위쪽의 입구로도 들어갈 수 있지만 아래쪽 입구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바로 Bou regreg 강의 하구가 시원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순간만큼은 더위도 싹 날아갑니다.

천년 전 바다를 향해 있던 요새는 이제

여유와 낭만을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른쪽으로 더 들어가면 작은 카페가 나옵니다.

가격은 비싸지만 이 뷰를 포기할 순 없습니다.

가서 여유롭게 한 자리 앉아봅니다.



테라스에 앉으니 우뚝 솟아있는 높은 성벽이 보입니다.

시원한 음료수 한 잔씩 하고 나니 바깥 경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중세 유럽 영주들의 성처럼, 견고한 성벽 뒤로 민가가 들어서 있습니다.

성벽 위로 하얀 집들이 바다 쪽으로 테라스를 내민 채 세워져 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옵니다.



강의 반대쪽에는 Salé 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에메랄드빛 물결 위에 건조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갑니다.

이 망루에서 보는 전경은 마치

어느 환상적인 섬에 온 듯 합니다.

뜨거운 커피 한잔 마저 시원하게 느껴지는 풍경입니다.



카스바 내부로 들어가봅니다.

성곽 안에 지어진 건물들은 흰색과 파란색의 염료로 칠해져 있습니다.

골목길을 따라 걸어 올라갑니다



미로같은 성내 곳곳에서 과거 요새로서 이용되던 구조물이 보입니다.

사람이 사는 곳에만 염로를 칠하는 듯 합니다.

카스바 골목을 돌아다니면 창문 너머로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들립니다.



모로코에서는 이렇게 가죽으로 만든 슬리퍼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로코의 전통 신발인듯 합니다. 나이드신 어르신분들은 빛바랜 질레바에 이 신발을 신고 다닙니다.

저도 신어봤는데 여성용 구두같은 느낌이어서

차마 구매하지는 못했습니다.

볼때와 막상 신어볼 때가 다릅니다.


라밧 카스바의 상인들은 참 착합니다.

촬영 양해를 구하면, 수줍은 표정으로 찍으라고 합니다.

마라케시 같은 곳이었으면 사진 찍었으니 어서 구입하라고 소리쳤을 겁니다.



으슥한 골목으로 계속 들어갑니다.

파란 골목의 물결 속에서 걸음을 멈추긴 쉽지 않습니다.

저 모퉁이 뒤에는 뭐가 나올지, 경쾌한 궁금증이 발걸음을 이끕니다.

아 물론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임으로 목소리는 낮춥니다.


아 참고로

모로코에서는 함부로 현지인 사진을 찍으면 안됩니다.

이곳 사람들은 사진에 찍히면 영혼을 뺏긴다고 믿습니다.

특히 히잡을 착용한 여성의 앞모습은 찍으면 안됩니다. 섣불리 말을 걸어도 안됩니다.


다행히 모로코는 국왕이 나서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확산을 저지하고

평화적인 종파인 수피즘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히잡을 두른 여성은 많이 봤어도, 니캅이나 차도르를 두른 여성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 머리와 어께 일부를 두르는 천: 히잡 )

( 닌자복처럼 눈빼고 전부 가리고 있는 옷: 니캅 )

( 시커먼데 얼굴만 나오게 된 옷: 차도르 )




최대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조금의 공간에 여러 식물을 심어 시원하게 현관을 꾸며냅니다.

작은 야자나무와  파랗고 흰 벽의 조합이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덜어냅니다.



곳곳에 이처럼 모스크가 숨어 있습니다.

종교적인 건물이라 색을 칠하지 않은 걸까요

저들만 입장할 수 있는 문 뒤에

무엇이 있을지 참 궁금합니다.



골목을 돌다 보면 이처럼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납니다.

저 앞은 광활한 대서양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강하게 불어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나옵니다.

아마 많은 군사를 단시간에 망루로 집결시키기 위해 크고 가파르지 않게 계단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은 여행자의 여유로운 발걸음이 지나갑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곳에서

바람과 파도가 끝없이 밀려옵니다.



이렇게 맑은 강 하구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물 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도 보이는 정도입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해수욕도 했을텐데



왔던 길로 돌아갑니다.

질레바를 입은 모로코인을 따라 밖으로 나갑니다.



탁 트인 공간에서 조금만 가면 바로 카스바 입구로 나옵니다.

방문했을 당시 (2018년 9월) 대문은 공사하는 중이어서 닫혀있고

측문으로 나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평선을 따라 가옥이 많이 지어져 있습니다.



택시를 타고 라밧 빌 역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카스바나 메디나 근처에는 트램 선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택시를 타야 합니다.


모로코에서는 택시 합승이 일상적입니다.

신호에 걸려 차가 정차하면 어떤 모로코인이 다가와서 목적지를 외칩니다.

택시가 가는 방향과 같으면 탑승하고, 아니면 다른 차를 찾습니다.

사진에서 운전석과 조수석에 탄 사람은 모두 모로코인입니다.



반나절만에 라밧 빌 역에 다시 돌아옵니다.

뭔가 다시보니 반갑습니다.

역 앞에는 긴 광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LA, 샌프란시스코에 온 것 같다는 착각도 듭니다.



카사블랑카에서 올 때는 카사 보이저( Casa Voyagers ) 역에서 출발했지만, 

돌아갈 때는 카사 포트 ( Casa Port ) 역으로 돌아갑니다.

카사 포트 역 근처에 있는 메디나와 핫산 2세 모스크를 보러 가기 위해서입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대략 8시간만에 라바트를 전부 둘러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카스바 앞의 해변가를 거닐 수 있었을 테지만

당장 다음날 마라케시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핫산 2세 모스크를 보기 위해선 가야 합니다.




핫산 2세 모스크는 다음 편에..!